[단독] SM엔터 경영진 PC 싹 쓸어갔다…포렌식 나선 카카오

입력 2024-01-25 09:53   수정 2024-01-25 15:17

이 기사는 01월 25일 09: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의 현 경영진과 최대주주인 카카오 사이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카카오가 SM엔터 경영진에 대한 포렌식 조사를 강행하자 이를 두고 SM엔터의 내부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는 현 경영진의 도움으로 이수만 전 총괄과 하이브와의 경영권 전쟁에서 승리한 후 SM엔터의 '독립 경영'을 현 경영진에 전리품으로 안겼다. 하지만 카카오가 시세조종 혐의로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이하면서 칼을 빼들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측의 갈등 양상에 따라 상호 동맹도 파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카카오, SM엔터 경영진 포렌식 조사 돌입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초 SM엔터 경영진들의 개인 PC 등에 대한 디지털조사(포렌식)을 통보한 후 개인 PC 등을 수거해갔다. 장철혁 SM엔터 대표, 이성수 최고A&R책임자(CAO), 탁영준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C레벨 임원 중 일부가 대상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지난해 말 카카오의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된 최혜령 CFO의 주도로 자회사에 대한 통제 차원에서 진행된 조사로 풀이하고 있다. 카카오는 "감사위원회 요구로 외부 로펌을 통해 감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포렌식 조사를 시작으로 카카오와 SM엔터 경영진 간 수면 아래에 쌓였던 갈등이 폭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SM엔터의 신임 경영진과 카카오는 이 전 총괄과 하이브로부터 SM엔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SM엔터 현 경영진은 카카오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SM엔터 지분 9.05%를 넘기려다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이후에도 현 경영진은 카카오와 협력해 하이브와 이수만 측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하고 카카오가 새 주인에 오르자 현 경영진은 "카카오는 SM엔터의 현 경영진을 신뢰하며,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자율·독립 경영을 보장했다"는 입장문을 전격 발표했다.

카카오가 1조2000억원을 투입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고도 SM엔터 경영에 개입할 수 없는 양 측의 '합의'를 두곤 업계에서도 의구심이 나왔다. SM엔터 분쟁 과정에서 현 경영진과 카카오와 힘을 합쳤던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도 지난해 3월 "카카오가 SM엔터의 이사회를 카카오 측 인사들로 채우고 카카오의 전략적 목적에 맞추어 운영하기로 한다면 SM엔터 지분 100%를 인수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일각에선 SM엔터 경영진과 얼라인파트너스가 카카오 주요 경영진이 하이브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내밀한 사정'을 꿰고 있는 만큼 이를 무기로 SM엔터의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SM엔터 사태 꿰뚫는 인사, 카카오 CFO로
그러나 상황은 돌변했다.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혐의가 불거지면서 카카오가 사상 최대 경영 위기에 직면하면서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사장 등 SM엔터 인수에 관여한 카카오의 주요 경영진이 줄줄이 구속되는 등 SM엔터 경영진과 교감하고 독립경영을 약속했던 인사들이 공석이 되면서 카카오가 칼을 빼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시각도 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다시 전면에 나서 자회사들에 대한 통제권을 쥐는 상황에서 SM엔터의 독립 경영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워졌다는 게 카카오 내부의 관측이다. 여기에 더해 SM엔터 경영진 중 한 명이었던 장재호 전 CSO의 석연치 않은 투자 등 내부 통제 문제가 불거지자 최대주주인 카카오도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CFO로 신규 부임한 최 CFO가 'SM엔터 사태'에 관여했던 점도 양 측의 갈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이 전 총괄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임해 지난해 1월까지 SM엔터의 거버넌스 개선안을 설계해 발표한 바 있다. 이후 SM엔터의 내부 반란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해당 개선안은 백지화됐다. 당시 최 CFO도 CS에 근무했다보니 업계에선 SM엔터와 관련한 업무 전반에 관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최 CFO는 카카오가 SM엔터 인수로 홍역을 치른 지난해 말 CS를 퇴사한 후 카카오에 CFO로 합류했다.

최 CFO는 기존 배 사장이 담당하던 업무 중 투자실만 제외하고 모두 자신의 직속 조직으로 재편해 주도권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투자실은 배 사장과 함께 근무했던 강호중 이사가 담당하지만 SM엔터 사건의 피의자인만큼 언제든 최 CFO가 맡게될 것이란 게 카카오 내부의 분위기다.

양 측 갈등이 본격화되면 SM엔터의 경영권이 다시 풍파를 겪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는 3월 주총을 앞두고 카카오 측이 전격적으로 이사진을 카카오 인사들로 채워 현 경영진들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선 카카오가 SM엔터의 재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카카오 내부적으론 "매각은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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